물고기들의 삶

장신구 때문일까?
이 얼굴에 수염까지 길렀는데 아르헨티나 와서 남자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많이 받았다. 나는 당연히 이성애자니까 아무 일 없었지만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무래도 오해를 살만한 팔찌 및 옷 스타일 때문이라 생각하고 과테말라에서부터 차고 있던 꽃팔찌(!?) 두 개를 드디어 벗어버렸다. 동성애에 대해 전혀 편견이 없지만, 난 이제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구요!!

비바 칠레!
아르헨티나 Mendoza주에 있는 San Rafael은 아름다운 곳 이었다. 큰 도시이긴 하지만 자전거 타고 경치 좋은 길을 달리며 와이너리를 할 수 있고, 물가도 수도보다 싸다. 물론 당연히 아르헨티나 특유의 멋진 자연이 있다. 시골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곳은 언제나 내가 좋아하던 곳 이었다.

그리고 칠레.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선 요리들을 먹을 수 있겠구나. 아, 그립던 길거리 음식도 있고 식당메뉴도 다양하고 오히려 아르헨티나보다 싸다. 아르헨티나는 이민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나라지만 나에겐 음식이 낙제점에 가깝기 때문에 이민 올 일은 없을 것이다. 소고기, 와인은 환상적이지만 거리엔 샌드위치, 햄버거, 피자 가게 밖에 없다. 길거리 음식도 없고 시장이나 마트에 있는 채소 종류도 별로 없고 질도 안 좋다. 심지어 과일쥬스도 별로 없다. 물론 볼리비아와 가까운 북부 쪽은 그나마 낫지만 이제는 아르헨티나 식문화는 생각만해도 짜증난다. 하지만 칠레는 대만족! 우리 입맛에 맛는 매운 소스가 있고, 다양한 음식들! 기본 물가가 아르헨티나 보다 비싸서 오래 머물지는 못 하겠지만(남미여행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칠레쪽 파타고니아도 아마 못 갈듯 하다ㅠㅠ), 우리나라와 비슷한 거리 풍경과 음식 때문에 일단 Santiago는 이 정도로 만족한다^^

칠레의 수도 Santiago. 대도시에 오면 역사박물관이나 현대미술관 등을 보고 가능한 문화생활을 즐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재즈클럽은 못 갔지만 영화는 한 편 봤다.

물고기들의 삶 (La vida de los peces)
책임질 것들이 없는 떠돌이의 삶은 그것이 일상처럼 반복되더라도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지금 내 주위 사람들은 하나씩 멀어지고 있다. 나는 친구들에게 학창시절 혹은 스무 살 때의 열정과 가슴을 강요하지만 이것은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 그들의 삶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제약을 무시한 채 말이다. 결국 나는 아쉬워하고 눈물을 흘리지만 그냥 떠날 수 밖에 없다. 물론 지금처럼 여행을 떠난다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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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b 20 2011, 3:57 AM
    sori4rang responded:
    세번째 사진들 중에 첫번째 사진.. 호수인가요? 참 매력적인 곳이네요.
  • Feb 20 2011, 6:55 AM
    HolaSu responded:
    아르헨티나는 각 주마다 특색있는 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어요~ 매우 매력적인 나라! (음식빼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