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보석 Catamarca - 여정의 시작

Catamarca로 가는 밤버스를 기다리는데 '루스'를 만났다. 우린 15분 차이나는 다른 버스였지만 같이 출발했고 같은 시간에 Catamarca에 도착했다. 그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나와 카페에서 기다렸고 난 그녀가 6년 전에 여행했던 이 지역의 여행정보를 대략 얻었다. 그녀의 친구는 나에게 호스텔을 소개해줬고 그 호스텔은 예상외로 근사한 곳 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머물렀던 어떤 호스텔보다 크고 편안했고 예술적인 물건들이 많았다. 거기서 난 '훌리오'에게 여정을 짜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처음 방문할 마을은 Fiambalá. 거기서 '오마'를 찾아라.

버스가 두 번 고장나서 다른 버스로 갈아탔지만 전복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난 아직도 버스를 타면 안전벨트를 꼭 맨다. 볼리비아에서 있었던 사고의 영향이 나에게 좋은 습관을 하나 준 셈이다. 저녁 8시쯤, 마을에 도착해서 광장에 있는 OhLaLa를 찾았다. OhLaLa는 오마의 레스토랑 및 호스텔 이름이다. 하지만 빈 방이 없단다. 난 다른 호스텔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결국 그 곳으로 갔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이건 나에겐 행운이었다. 아무튼 난 오마에게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다시 '존손'에게 가란다. 존손 아저씨는 이 마을 투어오피스의 터줏대감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버스도 없고 사람을 모아 일반차로 가야 하는데 지금 여기엔 여행자가 거의 없다. 물론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자전거 트레킹도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몇 일이 걸릴지 모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곳에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 참 많이 만났다. 그리고 6,000m가 넘는 아름다운 안데스를 정복하고자 하는 등산가들도 많다. '하지만, 나 혼자는 갈 수 없는건가...ㅠㅠ'

일단 다음 날은 이 마을에서 유명한 온천으로 갔다. 아침에 온천으로 가는 트럭을 잡아 타려고 했는데 요즘 생긴 게으름 때문에 10분 늦게 일어났더니 놓쳐버렸다. 자책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숙소 주인 '룻'이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룻'은 아름다운 여인이다. 알고보니 존손의 딸. 조금은 차갑거나 어두운 인상을 가졌지만 보기만해도 목소리만 들어도 매력적이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과 나는 온천으로 갔다. 약 25도 부터 50도까지 온도별로 공간이 다양하다. 온천이야 여행하면서 몇 번 가봐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여기서도 Asado를 먹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다.

저녁에 난 다시 투어오피스로 갔다. 여기까지 와서 보고 싶었던 곳을 못 가기엔 너무 아까웠다. 혼자 갈 수도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내가 이틀 연속 와서 얘기하고 사정하자 존손 아저씨는 주변 호스텔에 전화를 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려는 곳의 동행자를 구하는 것이다. '아.. 진작 좀 이러시지.' 숙소로 돌아가서 맛 있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해서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여자 두 명의 동행자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일은 다른 곳으로 가고 모레, 일요일에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간다고 한다. 난 좋다고 했다. 그리고 내일도 같이 다니기로 했다.

결국 오늘은 '산드라', '라우라'와 함께 마을 근처 몇 곳을 돌아다녔다. 돈이 좀 아까웠지만 내일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일은 '룻'이 직접 우리를 데리고 다닐거니까. '룻'은 유명한 등산가였다. 그녀의 눈빛에서 뭔가 모를 어두운 상처가 느껴지는건 나만의 착각일까.

아무튼 Catamarca주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작고 조용한 마을, 원주민들이 많아서 좋고 내가 아무리 이상하게 생긴 여행자라지만 먼저 나에게 인사하는 사람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이 곳이 처음이다. 여행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관광지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러 이 곳에 왔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까? 홍보책자를 보니 가 보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하지만 교통편이 아주 불편하다. 오히려 내가 자전거 여행자였으면 조금 더 자유로웠을지 모르겠다. '룻'의 숙소도 아주 맘에 든다. 이런 곳에서 아침도 먹을 수 있고, 저녁 때도 내가 비굴모드로 돌입하면 고기등 먹을 것을 마구 준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서 그런지 오랜만에 혼자 술을 마셨다. 가장 싼 화이트와인을 사서 과일샐러드에 담가 취할 때 까지 마시다가 잠을 청했다.

* San Fernando de Valle Catamarca 숙소 (호스텔 추천)
- San Pedro http://www.hostelsanpedro.com.ar/
  아주 매력적이고 편안한 호스텔. 여기서 Catamarca주 여행정보를 충분히 얻고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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