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제약 그리고 다음 여정은..
사라진 두드러기
아르헨티나 도착 후 거의 25일 이상 날 괴롭혔던 두드러기가 사라졌다. 얼굴은 갈수록 좋아지는데 목과 팔, 손등에 났던 두드러기 혹은 붉은반점들 때문에 반팔도 못 입고 더워죽겠는데 긴팔입고 다니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7곳 이상의 공공의료원 및 개인병원을 갔지만 모두 원인을 다르게 파악하고 다른 처방을 해 주었다. Salta에서 갔던 의료컨설팅사무실 아주머니는 아주 위험한 병이라고 판단해서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준 약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결국 Tucuman에 피부질병관련해서 최고의 공공의료원이 있다고 해서 어차피 들려야 할 도시이기도 하고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아침 6시에 병원에 가서 접수하고 4시간 이상 기다렸다. 의사 아주머니는 이건 알러지도 아니고 위험한 질병도 아니고 작은 벌레에 물린 것이 퍼진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것도 정확치 않다. 아무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처방해준 약을 열심히 먹었더니 서서히 사라지는게 눈에 보였다. 그런데 이것도 확실하지 않은게, 하도 불안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여드름 났을 때 먹는 약도 같이 먹었는데 어떤 약 때문에 좋아졌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완치되서 정말 기쁘다. 20일 동안 수 많은 약을 먹었더니 피부가 더 좋아진듯^^ 물론 아직도 원인은 모르겠다. 분명한건 음식알러지는 아니고 Humahuaca에 있을 때 어떤 벌레나 다른 환경에 오염된 것 같다. 피부두드러기나 알러지는 원인파악이 힘들다지만 내가 그렇게 음식알러지는 절대 아니라고 했는데도 자기가 의사라며 자기 말이 맞다고 엉뚱한 처방을 해 준 의사들, 가렵지 않다는데도 가려운데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줘서 오히려 피부 다 상할뻔하기도 하고 마음 고생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건 일부 공공의료원에서 받았던 대우. 일부 의사들이 날 바라봤던 그 눈빛과 말투를 잊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상처가 남아있지는 않다. 그래도 공공의료원이 있는게 어디야! 공짜잖아~
오랜만에 다시 본 체게바라
쿠바 이후 처음인가? 체게바라의 생가 중 한 곳, 지금은 박물관이 된 곳을 방문했다. 체게바라의 삶과 이야기 그의 사진, 여정들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반해 '피델 카스트로'는 사후에 더 큰 주목을 받게 될까? 그는 아직까지 살아있고 분명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만한 인물이다. 혁명가도 외모가 중요한거야?! 아무튼 내 관심은 현재 진행형인 Zapatista.
여행의 제약
이번 여행에서 나의 가장 큰 실수는 비행기표를 여행 전에 모두 미리 구입한 일이다. 사실 처음에는 라틴아메리카만 여행할게 아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건 나에게 엄청난 여행의 제약을 주었다. 쿠바는 한 달 가량 마음껏 보고 즐겨서 후회가 없다해도 가장 아쉬운건 멕시코다. 과테말라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비행기표 때문에 멕시코는 정말 1/10도 제대로 못 보고 즐기지 못한 것 같다. 지금 같아선 '치아빠스'에서만 3개월 이상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남미를 빠져나가는 비행기표 때문에도 남미에서는 항상 시간에 쫓겼다. 지금 내가 아르헨티나 북부에만 한 달 가량 머물고 있는데 그건 나의 모든 비행기표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여행했다면 아마 난 아직도 콜롬비아에 있을 것이다^^ 여정의 마지막에 오니 이제서야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할까. 어차피 지난 일이고 돈도 없다. 난 지금 자유롭다. 3월초에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카니발 때문에 머리속이 복잡하긴 하지만, 귀국 예약도 없고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를 여행하다가 콜롬비아로 돌아갈 수도 있다. 비록 아르헨티나는 물가도 비싸고 인종차별도 가끔 있지만 요즘처럼 여정을 정하는데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덕분에 통장잔액은 0을 향해 빠르게 달리고 있지만...
계획에 없던 곳을 향해서
Jujuy에서 히치하이킹해서 만난 Rosario에 사는 친구가 Cordoba근처 Capilla del Monte로 여행온다며 같이 만나자고 해서 갔지만 하루 만에 다시 Cordoba로 돌아와 밤버스를 타고 Catamarca로 갔다. 내가 지금 텐트가 없는데 캠핑은 자리가 있지만 호스텔들은 모두 방이 없었고, 호스텔 자체도 별로 없었다. 대부분 호텔, 모텔급만 보였다. 히피들이 많이 산다던데 물가는 왜 이리 비싸고 관광지 분위기인거야? 히피들은 모두 산 속에 있는 것일까?
Catamarca주는 Cordoba에서 만난 '루스'가 나에게 추천해준 곳이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가난하고 여행하기에도 결코 쉽지 않은 곳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에 하나라고 했다. 전에도 다른 친구에게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마음에 두질 않았었다. Cordoba에서 그냥 Mendoza로 갔다가 칠레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난 결국 그녀의 제안에 솔깃해서 Catamarca로 향한다.
어쨌든, 위키트레블에는 정보자체가 없고 가이드북에도 간단한 정보만 있는 Catamarca주. 난 거기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느끼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