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ack Sheep Inn 의 탄생 그리고 그들의 꿈
※ 이 글은 The Black Sheep Inn (이하 BSI) 에 있는 안내 책자 및 홈페이지 그리고 Andrés(Andy) 와 Michelle 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 입니다. 제가 수능 시험 대비 이후로 영어를 공부한 적도 사용한 적도 없어서 어쩌면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거나(영어 못 하는 저에게만 해당됨!) 긴 내용은 생략된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오기 전에 많은 사진들을 찍겠다고 했으나 역시 저의 게으름으로 인해 그러지 못 했네요. 혹시 관심있으시다면 BSI 의 홈페이지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그 곳의 글들과 사진들을 참고하세요. 물론, 사진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입니다. 그리고 이 곳은 저의 여행 일기 중에 일부를(공개 안한 일기는 저 만의 추억^^)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곳 이지만 BSI 에 관한 글들은 일기보다는 BSI 를 소개하는 성격의 글 입니다. 제가 어떤 정보를 글로 표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에 익숙치 않으니 이해해 주세요! 다만, BSI 와 관련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 주세요. 제가 아는 한 최대한 답변 해 드리겠습니다. (제 연락처는 위 “소개” 링크를 클릭하시면 나옵니다)
■ Andrés 와 Michelle 은 어떻게 이 곳에 정착하게 됐을까?
1993년 배낭여행자의 신분으로 둘은 Chugchilán 에 방문합니다. 하지만 숙소가 없어서 그들은 마을 주민의 집에 머물게 되는데 아름다운 안데스 산맥의 환상적이고 다양한 경관, 강과 숲, 호수 그리고 맛 있는 치즈(!), 친절한 주민들과 함께 2주 동안 지냅니다. 그들은 미국 밖에서 일하면서 정착할 곳을 찾던 중 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마을 가족이 제안을 합니다. “당신이 이 곳을 정말 좋아한다면, 우리 땅을 사는게 어때요?”
“우리 꿈이 실현 된거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회임에 분명해!”
- 여기 안데스의 심장에서 조금씩 그리고 지속적으로 우리의 일들을 구체화 시켜보는거야. 여기에 집을 짓고 우리의 이상을 실현시킬 수 있을거야. 유기농 정원, 친화적인 동물들, 생태학 화장실, 분리수거 및 폐수 시스템 그리고 아름다운 지구를 돌보기 위한 모든 것들을. 여기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일들을 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자유가 있어.
Chugchilán 과의 만남 이후 안드레스와 미쉘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그들의 미래를 위해(돈을 모으기 위해) 일을 합니다. Chugchilán 은 그들의 삶의 뿌리를 내릴 곳임에 분명했고, The Black Sheep Inn 을 짓기로 결정합니다. 1994년 9월 Chugchilán 으로 이사하고 1995년 4월 드디어 그들의 터전을 얻습니다. 그리고 1996년 부터 여행자들이 방문하게 됩니다.
“꿈이 실현 되었습니다”
- 당연히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곳을 계속 유지하지 못 했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집, 가족, 삶을 여러분들과 공유합니다. 여기서 여러분들과 창조적이고 생태학적인 일들을 계속 할 것이고 당연히 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그들을 위한 지원도 멈추지 않을 것 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쫓아가고 있는 꿈에 힘을 주고 싶습니다!
“The Black Sheep Inn 에는 끝이 없습니다. 계속 진행형 입니다”
- 우리는 자원을 영원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이상을 가지고 건물과 토지를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천연에서 얻은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이용해서 이 곳을 지었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연계도 지속해 나갈 것 입니다. 매일 매일, 우리가 서 있는 땅, 이웃들, 동물들 그리고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Life is a leanring experience. We try to live in harmony with and respect our surroundings.”
■ BSI 둘러보기
11월 28일 일요일, 10년 마다 찾아오는 인구 조사의 날. 당연히 투어도 없고 대중교통수단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날씨까지 축축해서 하루 쉬기로 결정하고(이 곳에 온 이후 매일마다 하이킹을 했더니 피곤하기도 했구요), 며칠 전에 얘기한 BSI Tour 를 Andrés 에게 부탁했습니다. 현재 여기서 자원봉사일을 하고 있는 매트, 세상에 대한 시선이 비슷해서 몇 시간 동안 얘기해도 지루하지 않은 캐롤라인과 나는 안드레스를 따라서 BSI 의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퇴비 화장실이라고 해야 하나요? 용변을 보면서도 바로 앞에 있는 창문으로 아름다운 안데스를 바라볼 수 있는 화장실들은 모두 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화장지도 재활용된 휴지를 사용합니다. 일이 끝나면 옆에 있는 건조더미를 변기 안에 한 스푼 넣습니다. 이것들이 건조되면 이 곳에 있는 나무들과 정원에 있는 꽃들을 위한 거름이 됩니다. 건조더미를 사용하면 화장실 냄새가 안나는 장점도 있습니다. 옆에 있는 세수대에서 손을 씻으면 그 물은 화장실 정원에 있는 식물들을 위해 사용되구요. 화장실 안에는 화장실 사용법을 그린 친절한 만화도 있고 재활용 휴지 및 퇴비 화장실에 대한 설명이 가득 있고 Toilet Paper 라는 책도 있습니다.“제 목표는 여기 화장실에 있는 나무에서 포도가 열리는 거에요!”
이 곳에는 정화된 생수도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빗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데스 고원지대이므로 빗물도 깨끗하다고 할 수 있지만 혹시 모르니 양치질은 생수로 하라고 권합니다. 주방, 세탁기에서 사용돤 물도 걸러서 재활용 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사우나와 온탕도 태양열을 이용해 가열합니다. 그래서 사우나를 준비하기 위해선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죠. 생각해 보면 이건 어려운게 아닙니다. 어쩌면 당연히 이렇게 설계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자원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면 힘들겠지만 하나씩 바꿔나가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입니다. 한국에서야 분리수거가 워낙 철저하지만 아직까지 라틴아메리카에서 분리수거 시스템이 제대로 된 나라를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버리는게 거의 없습니다. 티백 종이 하나까지도 분리수거 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는 건전지를 재활용하지 않으니 건전지를 모아 놓은 박스까지 있습니다. 당신 나라로 가져가서 재활용하라구요.
건물 설계에 대한 다양한 설명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가 영어도 못 하고 건축학을 아는 것도 아니어서 풀어서 쓰지는 못 하겠네요. 그래도 이 곳에 와보면 작은 것 하나까지도 아주 깊은 고민 끝에 섬세하게 디자인 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조금만 더 고민하면 공간의 활용을 통해 사람도 편리해지고 주변에 있는 자연에도 피해가 가는 일이 없겠죠.
-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이용해서 에너지, 물, 음식등을 자급자족 하는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설계하고 대체 에너지를 찾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 것은 끝이 없는 프로젝트 입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재활용하면서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이 지역사회에 더 퍼지게 하고 싶고 훌륭하고 성공적인 사례들이 더 많이 공유되기를 원합니다.
■ ECO, GREEN
많은 여행 투어 및 숙소에서 위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에코, 그린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고 사람마다 단체마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치 좋은 산 속에 그럴듯 하게 집을 지어 놓기만 하고 “에코” “그린”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곳을 저는 몇 번 보았습니다. 여행 상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스텝, 가이드는 모두 현지인 입니다. 그들도 하나의 가족이고 얼마나 철저하게 환경을 보존하고 재활용하는지는 하루만 있어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땅을 사서 별장을 지어놓고 현지인들을 단순히 고용하기만 했다면 결코 이뤄질수 없었겠죠. “에코” “그린” 은 공유하고 퍼지게 해야 합니다. 내가 속한 지역 사회부터 시작해서 같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BSI 의 존재가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면 현지인들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보존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 입니다. 그리고 여행자들도 이 곳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 입니다. 지역 사회와의 연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쉘은 이미 10년 이상 학교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안드레스는 마을의 급수 시스템 및 전화선 등을 고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교, 병원, 경찰서등에 컴퓨터, 전화선, 복사기등을 기부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도서관 및 컴퓨터 교육관을 지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커져가는 관광산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워크샵등을 통해 트럭운전 및 투어가이드 교육 혹은 새로운 숙소를 짓거나 식당을 여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 마을에 재활용 센터등을 비롯해 이 곳의 환경을 보존하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 입니다. 이 모든 것은 BSI를 방문했던 사람들의 기부가 없었다면 훨씬 더 힘든 일이었겠죠.
저는 문득 소매물도의 “힐 하우스” 생각이 났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중 하나였던 소매물도의 힐 하우스. 하지만 너무나도 서먹했던 주인 아저씨와 마을 주민 사람들의 관계가 떠오릅니다. 물론 힐 하우스는 지금 없습니다. 주인 아저씨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여행자들에게 퍼져서 주인 아저씨가 다른 곳으로 갔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안드레스와 미쉘이 16년 전 이 곳에 처음 정착했을 때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지 차마 물어보기도 힘들었습니다.
* 안드레스와 미쉘의 끊임없는 노력과 그들의 철학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곳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더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야 아는 척 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저만의 행복의 지도를 그리는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는 것 입니다. 지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죠?
http://blacksheepinn.com/ecological/conservation.php
http://blacksheepinn.com/ecological/community.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