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ack Sheep Inn 에서 무엇을 할까?

※ 이 글은 The Black Sheep Inn (이하 BSI) 에 있는 안내 책자 및 홈페이지 그리고 Andrés(Andy) 와 Michelle 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 입니다. 제가 수능 시험 대비 이후로 영어를 공부한 적도 사용한 적도 없어서 어쩌면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거나(영어 못 하는 저에게만 해당됨!)  긴 내용은 생략된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오기 전에 많은 사진들을 찍겠다고 했으나 역시 저의 게으름으로 인해 그러지 못 했네요. 혹시 관심있으시다면 BSI 의 홈페이지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그 곳의 글들과 사진들을 참고하세요. 물론, 사진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입니다. 그리고 이 곳은 저의 여행 일기 중에 일부를(공개 안한 일기는 저 만의 추억^^)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곳 이지만 BSI 에 관한 글들은 일기보다는 BSI 를 소개하는 성격의 글 입니다. 제가 어떤 정보를 글로 표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에 익숙치 않으니 이해해 주세요! 다만, BSI 와 관련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 주세요. 제가 아는 한 최대한 답변 해 드리겠습니다. (제 연락처는 위 “소개” 링크를 클릭하시면 나옵니다)

 

■ 아늑한 잠자리와 계속 가고 싶은 화장실

벌크하우스(도미토리)부터 다양한 옵션의 방이 있습니다. 당연히 저는 벌크하우스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여기도 하루에 $35라는 큰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미 이전 글에서 왜 제가 이렇게 거금을 주고 일주일이나 예약했는지 말했습니다. 다른 개인용 숙소들도 아름답고 편리하지만 벌크하우스도 좋습니다. 1,2층은 넓고 수납공간도 많으나 전 좁은 3층을 선택했습니다. 지붕 바로 아래 있는 3층, 거기서도 더 좁은 공간에 있는 침대. 왠지 엄마 뱃속에 있는 것 같은 아늑함을 느꼈거든요.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경치가 너무 좋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안데스의 경관. 그리고 자기 전에는 아름다운 별들을 보고 눈을 감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하루 숙박비는 세 끼 식사, 세금, 서비스비용, 생수, 커피, 차 및 기본 시설 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4박 이상 머물면 15% 할인이 되고 그 외에도 다양한 할인 옵션이 있습니다. 여기 와 보시면 아시겠지만 하이킹의 천국이고 사람들과 보드게임 혹은 야외스포츠를 즐겨도 되고 아니면 그냥 늘어지기에도 좋아서 시간이 금방 갑니다. 그리고 한 번 오면 떠나기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비록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친절하고 정겨운 마을 사람들과의 만남도 있었다면요.

화장실 안에는 작은 정원이 있고 일을 보면서 창문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안데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 보는게 매우 즐겁답니다. 샤워는 24시간 뜨거운 물을 제공 합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샤워하지 않는 것은 어디를 가도 적용되는 기본 예의인거 아시죠?

 

■ 먹고 마시자

생수, 공정무역 커피, 다양한 차(고산증에 좋은 코카차 포함)는 모두 무료입니다. 아침은 두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무에슬리(요구르트 과일 샐러드) 혹은 주문식 계란요리. 모두 토스트와 잼, 과일쥬스 포함이구요, 푸짐합니다. 일요일은 스텝들이 쉬어야 하니까 안드레스와 미쉘이 직접 팬케이크를 제공합니다. 점심은 항상 도시락입니다. 대부분 오전에 하이킹을 하러 떠나기 때문에 도시락을 들고 가게 됩니다. 하이킹을 가지 않더라도 숙소 근처 혹은 조금만 걸어도 안데스 산맥과 협곡, 대지를 감상하며 도시락을 먹을 수 있습니다. 2개의 치즈 샌드위치와 쿠키, 당근, 과일, 팝콘. 저녁은 가정식 채식단 입니다. 하지만 제가 머물던 기간에 추수감사절이 끼어있어서 특별히 그날은 칠면조를 먹는 행운까지! 물론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미리 식단을 조절할 수 있고 저녁은 음식이 없어지기 전 까지는 계속해서 더 먹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디저트도 있습니다.

다른 음료나 케익, 빵등은 추가로 지불하고 맛 볼 수 있습니다. 여기는 모든게 셀프 시스템 입니다. 자기가 직접 먹고 회원카드에 체크하면 체크아웃할 때 종합해서 계산합니다. 현지에서 직접 만든 스위스 스타일의 맛 있는 치즈, 초코 브라우니, 가정식 바나나 케이크등을 포함하여 맥주, 칠레산 와인, 모든 종류의 양주, 칵테일을 마실 수 있습니다.

 

■ 만남의 공간

로비에서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1층에는 주방과 식탁, 작은 바가 있습니다. 저녁식사는 항상 7시에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함께 합니다. 벽에는 다양한 하이킹 지도와 투어가이드 그리고 수 많은 잡지에 소개되고 상을 받은 BSI 답게 기념 액자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BSI 티셔츠, 공정무역 커피 및 머그컵, 엽서, 현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쿠바산 시가등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인터넷을 할 수 있고 작은 서재가 있습니다. 가이드북도 많고 소설책, 잡지도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 영어 책이죠. 서재 한 구석에는 많은 보드게임들이 있어서 심심할 때 사람들과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저녁 먹을 때가 항상 좋았습니다. 추수감사절 때는 20명까지 모였고 지금은 2-3명 밖에 없지만 언제나 정겹습니다. 이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대접해 주는 저녁은 언제나 대만족 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과 조금이나마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 요가는 24시간

요가룸은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여기에도 주방을 포함, 해먹, 요가강습책 등이 있어서 심심할때 혼자 명상하거나 요가 연습하기에 좋습니다. 추수 감사절 전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인도 출신의 “고삐”와 그의 친구가 이틀 동안 매일 5시에 두 시간 정도씩 사람들에게 요가 강습을 해줬습니다. 저는 요가라는 것을 처음 해 봤는데 이미 딱딱해진 몸이 참 바보같이 느껴졌습니다. 요가도 좋았지만 명상이 저에겐 더 좋았습니다. 앞으로 매일 조금씩 명상을 해 보려고 합니다. David Lynch 가 왜 그렇게 명상을 추천하는지 알고 싶기도 하구요.

 

■ 사우나&온탕, Zipline, Waterslide, Gym, Frisbee Golf...

사우나, 온탕은 아침 9시 전에 예약하면 오후 3시 부터 할 수 있습니다. 개인당 $3 입니다. 태양열로 가열하기 때문에 5시간 이상 걸립니다. 그래서 아침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죠.

Zipline은 공짜. 도우미가 있어야 하니까 사람들 할 때 같이 하는게 좋죠.

Waterslide도 공짜. 사우나를 마치고 하면 더 좋겠죠. 하지만 물 속은 매우 차갑습니다!

체육관은 최근에 지어졌습니다. 술병을 이용해 안벽을 꾸며놓았고, 아령, 역기도 모두 재활용품입니다.

그 외에 프리스비 골프, 배구, 편자던지기놀이 등을 할 수 있고 원한다면 외발자전거로 등산할 수도 있습니다.

 

■ 하이킹의 천국

사실 저는 산을 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의 추억 때문일까요?! 하지만 여기서 저는 매일 하이킹을 했습니다. BSI 근처에서 쉽게 할 수 있는 Plateau, Ridge Hike 부터 Rio Toachi Canyon, Lake Quilotoa, Iliniza Cloud Forest 등 모두 제각각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코스 입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치즈공장, 이탈리아 가구 공장등을 견학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이킹이 싫다면 말을 타도 되고, 자전거를 대여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싫으면 트럭을 부를 수도 있죠. 물론 모두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비싸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나 운전사 분들은 모두 이 것이 직업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요.

여기서 말을 타려고 5개월 동안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이드 아저씨를 태운 말이 성질을 부리는 바람에 아저씨는 끝날 때 까지 걸어 다니셨습니다. 나이가 가장 어린 4살짜리 말이 투정을 부린 것이죠. 쉬는 시간을 빼도 거의 5시간 정도를 탔는데 무릎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요. 하지만 말을 타면서 바라본 안데스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힘든 오르막길을 방귀를 끼고 변을 뿌리면서 올라가는 말들이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지만 제가 할 수 있는건 채찍질을 하면서 힘내라고 소리치는 것 밖에 없죠. 아무튼 치즈공장은 잠시 문을 닫은 시간에 도착해서 견학하지 못 했지만 Cloud Forest 는 사진보다 아름다운 곳 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비가 더 내리면 더 다양한 식물들과 꽃들을 볼 수 있겠죠.

호수를 좋아하는 제가 Quilotoa 를 놓칠 수 없죠. 배낭여행자라곤 저 밖에 없는 지금 이 곳. 대부분은 트럭을 대여해서 왔다 갔다 하지만 저는 걷고 싶어서 가이드 아저씨와 새벽 버스를 타고 호수에 간 다음 다시 BSI 로 돌아오는 4-5시간 하이킹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9년째 가이드일을 하고 계신 “미구엘” 아저씨. 저는 아저씨에게 안드레스와 미쉘에 관한 많은 질문들을 했습니다. BSI 가 이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 참, 여기 모든 가이드 아저씨들에게 도시락은 물론이고, 구급대가 있는 가방을 제공합니다. 즉, 교육받은 가이드 아저씨들이라는 것이죠. 모든 비용은 현지인분들에게 직접 주게 되어있습니다.

Rio Toachi Canyon 코스 중 중간까지만 가고 이탈리아 가구 공장을 거쳐 BSI 로 돌아오는 하이킹은 자원봉사자 “매트”와 함께 했습니다. 매트는 제가 도착하기 하루 전에 이 곳에 왔습니다. 펜실베니아 출신의 매트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이 곳에서 자원봉사를 합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알아야 하기에 제가 가는 하이킹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야구부터 제가 아는 미국에 관한 모든 얘기를 하면서 재밌게 출발하였으나 협곡 아래 강에 있는 다리 앞에서 도시락을 먹고 돌아가는 길을 잘못 들어서서 아주 고생을 했습니다. 결국 이탈리아 가구 공장까지는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토요일이어서 직접 만드는 모습은 보지 못 하고 전시장만 구경했습니다. 그 전에 현지 목수분의 작업장을 들러보긴 했지요. 아무튼 사진촬영이 금지여서 담지는 못 했지만 가구가 전시되어 있는 건물은 그냥 거기서 살고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길을 조금 헤맨 탓에 이미 비가 내릴 시간인 2시가 넘었거든요.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매트와 나는 욕을 하면서 계속 걸었습니다. 다 온 것 같지만 아직도 많이 걸어야 합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트럭 아저씨가 우리를 BSI 까지 태워다 줬습니다. 너무 추웠습니다. 그래도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로비 난로에 몸을 녹히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그리고 맥주가 이렇게 시원한 술이었다니!

이 외에도 더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고 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유명한 Cotopaxi도 조금 멀지만 이 곳에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Cotopaxi를 먼저 들렀다가 BSI에 오는 여정이 더 효율적이겠죠. 그리고 이 마을의 개들은 매우 공격적입니다. 하이킹을 위한 지팡이가 유용할 때가 있으니 꼭 챙기는게 좋습니다. 내리막길에선 오르막길이 그립고 힘든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다보면 평지가 그립고.. 숙소에 들어오면 내일은 그냥 쉬어야지 하면서도 또 다른 하이킹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마을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오타발로에서 보던 수공예품은 훨씬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책임여행, 공정여행, 에코투어리즘 같은 단어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행 중에 목적을 찾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것 입니다. 가이드북이나 다른 사람이 짜 놓은 루트가 지겹다면 자신만의 여정을 만드세요. 꼭 이 곳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한다면 또 다른 아름다운 곳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 일주일 동안 있었더니 정말 떠나기 싫군요. BSI를 오는 길은 쉽지만 떠나는 길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새벽 3시에 Latacunga로 가는 버스를 타거나 다른 여행자들과 같이 트럭을 대여해서 Latacunga나 Quito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새벽 3시에 로컬버스를 타고 가는게 가장 저렴하지만 왠지 작별인사도 없이 새벽에 떠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전 오전에 우유배달하는 트럭을 잡아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지막 아침식사를 하고 이 곳에서 과외를 받고 있는 실비아, 그리고 현지 스텝분들, 안드레스, 미쉘, 매트, 캐롤라인과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모든 집을 다 들러서 우유를 팔고 사고 하니 1-2시간 거리가 3-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을 보고 마을의 풍경을 바람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매우 상쾌했습니다.

* 우유트럭 혹은 내가 가는 곳으로 가는 아무 트럭이나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을 때 한 노부부가 BSI로 걸어왔습니다. “우린 캐나다에서 왔어요. 여기 어떤가요?” “일주일 동안 머물렀는데요, 할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평화롭고 편안한 곳 입니다.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구요. Black Sheep Inn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뒷 모습을 보며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 이 순간은 떠나기 싫지만 이런 감정과 추억은 여행만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거겠지. 이제 또 다른 곳을 향한 설레임에 빠져보자’

 

= the Black Sheep I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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