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콜롬비아 사랑

국경을 넘는 하루는 언제나 피곤하다. 콜롬비아 국경으로 가는 버스도 대형트럭이 고장난 바람에 예상보다 2시간 이상 지체됐고, 에콰도르 국경에서 Otavalo로 가는 버스도 내가 알던 시간보다 2시간이나 더 걸렸다. 새벽 4시 30분에 나와서 밤 11시 정도까지 이민국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버스 안에 있던거네. 버스는 캄캄한 거리에 날 내려 놓았고, 택시는 내가 알려준 숙소가 아닌 다른 숙소에 날 내려놓았다. 어두워서 숙소에 들어가서야 여기가 아닌 것을 알고 다시 나와서 걸었다. 불빛이라곤 저 멀리 보이는데 내가 걷는 거리는 사람하나 없고 문을 연 상점도 없다. 운 좋게 한 번에 숙소를 찾아서 주인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주자 마자 난 하소연을 시작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다시 콜롬비아로 가고 싶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또 다른 여행에서 난 새로운 만남을 가질 것이고, 또 다른 소중한 추억을 만들 것이다.

뭐라고 딱 말할 수는 없다. 난 여행 전 부터 콜롬비아를 내 여행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마추픽추, 파타고니아, 우유니, 부에노스 아이레스 보다 콜롬비아를 크게 생각했는데, 그 만큼 아쉬움이 크다. 쿠바를 떠날 때도 이렇게 슬프진 않았다. 콜롬비아의 색깔, 다양한 기후 및 자연, 커피, 음악,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까지 나에겐 모든 것이 좋았다. 물론 철저하게 여행자로서 느낀 것이어서 직접 살아본다면 당연히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다.

"메데진에는 당신이 돌아올 곳이 항상 있어요. 기억해요!"

"콜롬비아에 와서 많은 얘기들을 당신 친구들에게 알려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콜롬비아를 사랑한다니 너무 기뻐요. 수! 꼭 다시 돌아올거죠?"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해요, 수. 떠난다니 저도 슬프네요..."

"스페인어 공부하러 꼭 다시 돌아와요해요, 꼭!!!"

 

안녕...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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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v 14 2010, 1:53 AM
    juhee responded:
    EBS에서 방영하는 콜롬비아 여행 다큐를 보고 병수님이 떠올랐어요.말씀처럼 아름다운 나라더군요. 소박하게 살아가지만 친절한 사람들 모습도 그렇구요. 떠나기 싫어하시는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는..하지만 앞으로 남은 여정에 더 좋은 만남들과 멋진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 Nov 15 2010, 3:48 PM
    HolaSu responded:
    감사합니다^^ 커피는 어떻던가요? 대표급 메이커지만 비싼 제품이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