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들어가지 못한 마을
"멕시코 여행 전에 치아빠스, 사빠띠스따의 역사와 투쟁방법 및 가치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글을 읽고 공부했는데요. 제발 들어가게 해 주세요"
시기가 안 좋았던 것인지, 내가 어설펐던 것인지 결국 들어가지 못 했다. 사빠띠스따 자치지구라고 해서 내가 들어가서 구경한들 무엇을 얻을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꼭 보고 싶었다. 적어도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라도. 혹은 그들도 게릴라군에게 어떤 사상의 억압을 받고 있는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사빠띠스따가 이룩한 업적도 그렇고 그들의 생각(혹은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생각) 그리고 투쟁방법은 상당부분 동의하기도 하고 충분히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 많은 변화가 오고 있고 사빠띠스따는 자원해서 그들을 도울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 여행자는 마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적어도 내가 알아들은 바로는 그렇다. 신상명세서 작성 5분, 여권을 들고가서 사무실에 가서 검사하는 동안 기다린 시간 15분, 난 20분 동안 들어가지 못할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 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여행했던 사람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어설픈 스페인어로 사정을 해 보았지만 결국 철조망으로 둘러 쌓인 철문을 통과하지는 못 했다.
어쨌든 아쉬운건 사실이다. 갔다와서 멕시코 혁명과 치아빠스의 역사와 현실, 사빠띠스따가 이룩한 것들과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 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기운이 없다. 만약 당신이 체 게바라는 알고 마르코스는 모른다면 멕시코 혁명의 역사부터 치아빠스, 사빠띠스따, 마르코스 등 인터넷에서 검색이라도 해서 인터뷰 및 컬럼등을 읽어보길 권한다. 신선한 충격과 함께 그들의 생각과 실천에 대단히 놀랄지도 모르겠다.
저녁에는 내가 묶고 있는 일본인 가정집 주인 Hide 님과 사빠띠스따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었고,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던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