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 마무리 중
떠나는 날 까지 보름도 안 남았다.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았던 장기 여행을 준비한지 보름, 이제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
여행 준비물은 대부분 집에 있는 물건들을 사용할 생각이다. 3년 전 태국-라오스 배낭여행 때 썼던 용품들이 대부분 남아있어서, 55+10L 배낭을 새로 산 것 외에는 거의 돈이 들어가지 않았다.
가장 고민했던 것은 카메라와 노트북 이었다. 노트북은 쓰고 있는 맥북이 너무 무거워서 결국 가장 싼 중고 넷북을 하나 장만했고, 카메라는 집에 있는 똑딱이 디카+똑딱이 필카를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국내여행, 외국배낭여행 모두 필름SLR, DSLR 등에 렌즈 2개씩(광각, 표준) 들고 다녔는데 어차피 지금은 DSLR 도 없고 과감히 포기했다. 이번 여행이 사진 여행이 아니기도 하고, 항상 여행지에서 좋은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여행지에서 사람, 자연과 제대로 소통을 한 적이 없다. 그 만큼 아직 카메라를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용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남는건 사진이라지만, 이번 여행은 또 다른 여행 혹은 새로운 삶을 위한 준비이기 때문에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순간 혹은 진짜 심심할때만 사진을 찍게 될 것 같다.
사실, 돈이 정말 부족하다. 전체 일정을 다 소화하기 힘든건 분명한데, 일단 떠난다. 그래서 콜롬비아에서 배우려던 스페인어도 과테말라 Xela 에서 하기로 했다. 다행히 국제학생증으로 SATA 항공권을 미리 구입해 놓아서, 많은 절약이 됐지만 여행의 1부라고 할 수 있는 쿠바-중남미에서 돈을 모두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 처럼 모든 루트, 숙소, 정보를 모아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전혀 다른 여행지만 골라서 가는건 아니지만 남이 짜 놓은 루트 그대로 따라다니고 정해진 숙소만 골라서 다닌다면 미션 수행하는 게임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자체로도 의미도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들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나는 전체 흐름을 정하고, 국가 간 기본 적인 이동 경로, 교통편, 주의사항 등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큐리어스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는데 재밌기도 하고 여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희망을 여행하라" 에서 나온 몇 가지 정보들을 따로 복사했고, 미국 및 영국 책임여행(윤리여행, 생태여행, 공정여행) 사이트에서 관심있는 투어를 예약하고 있다.
남은 일주일 반 동안, 배낭 싸고, 책 읽고, 스페인어 기초 공부하면서 지내면... 드디어 떠난다.
실제 여행 중에 이 곳에 얼마나 글을 쓰게 될 지 모르겠지만, 잘 정리된 여행 정보나 멋있는 사진은 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힘들 것이다. 그냥 일기장 처럼 나의 진실된 마음과 느낌,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을 하나씩 버리는 모습들을 써 나가고 싶다.
818 views and 3 responses
-
Jul 13 2010, 9:15 AM주희 responded:나라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겠지만 이번 여행경로에 오른 나라들 모두 제가 정말 가보고 싶은 곳들이네요. (부럽부럽)조심 조심 무리하지 마시고 많이 보고 듣고 배우고 생각하고 느끼고. ...에...또... ㅎㅎ 아뭏튼 본전 뽑고 오시길... 참! 사진도 많이 찍어서 꼭 보여주셔요.^^
-
Jul 19 2010, 5:12 PM장경영 responded:정말 부럽다...조심해서 잘다녀와
-
Jul 19 2010, 10:36 PMcharlieseo responded:지금쯤 떠났을거 같은데... 결국 연락을 못했군... 조심히 잘 다녀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