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북부 여행 루트
Bed Bug
이번엔 빈대, Bed Bug. 팔과 다리에 수십개. 배와 등에 한두개씩. 그러고도 벌레 많다는 댐 근처 호수에 갔다와서 더 물린 것 같다. 다행히 침대에서 벌레 한 마리, 배낭에서 한 마리를 찾아 퇴치했고 방금 내가 가진 두 개의 배낭과 모든 물건을 검사했으나 모르는 일이다. 어제 병원에서 강력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서 팔은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결국 안티알러지약이나 먹고 연고 바르면서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실 불안한건 베드버그가 내 가방이나 옷 속에 꼭꼭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것. 최근에 계속 여행자들이 많이 가지 않는 지역을 돌아다녔으니 숙주가 나 일수도 있다. 혹은 다른 여행자로부터. 아니면 이 호스텔에 원래 많던지. 아무튼 방을 바꿔줘서 어제는 아무 일 없었지만, 아르헨티나 와서 얼굴을 제외한 다른 몸은 고생이 참 많다. 내가 지나쳐온 아르헨티나 북부 및 북서부 안데스 지역은 아무래도 벌레가 많은게 틀림없다. 그리고 깔끔떠는 나에겐 그 벌레들에 저항할 요소가 없었던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베드버그와의 싸움. '우리나라가 참 깨끗하고 좋아...ㅠㅠ'
아르헨티나 북부 및 북서부 안데스 (El Noroeste de Argentina)
가장 가고 싶었던 Iruya와 Cachi를 못 갔다. 이유야 댈 수 있지만 내 게으름이고 실수다.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친구들이 추천해 준 경로를 거의 참고해서 여행했다. 아르헨티나 가이드북이 있다면 모두 나오는 곳이다(South America 같은거 말고).
http://u2island.posterous.com/38144423
시간이 없는 여행자는 가기 힘든 곳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바릴로체, 깔라빠떼, 우슈아이아, 이과수 정도만(남부쪽을 가지 않는 사람은 멘도사, 살타, 꼬르도바 등을 잠시 들르겠지만) 보는 것도 좋지만 난 돈은 없지만 시간이 많아서 북서부 지역에만 한달 조금 넘게 있었다. 이것도 꽤 빨리 이동했고 Catamarca 주는 계획의 절반도 못 채웠는데 이 정도다. 그 만큼 볼거리도 많고 방문할 마을도 많다는 얘기(어차피 아르헨티나 전체에 모두 해당된다).
* 뭐가 좋았을까?
일단 원주민들이 많아서 잉카문명 및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맛 볼수 있다. 음악도 지역마다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남부에 비해 물가가 싸다하고(아직 안가봤으니까 비교불가, 그래도 버스비와 식비는 상당히 부담된다. 그래서 요리해서 먹는게 싸다 -내 생애 최고의 소고기들!), 사람들도 더 친절하다고 한다(바캉스 시즌이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온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에게 들은 얘기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더라. 뭐,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니까. 시골보다 인심 좋은 도시가 있었나). 자연경관도 역시 매우 아름답다. 비슷한 것 같은 풍경 속에서 마을, 지역마다 개성있는 경관이 펼쳐진다. 그래서 짧은 거리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마을들을 계속 방문하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http://u2island.posterous.com/39786136
* 어떻게 여행하면 더 편할까?
텐트가 있다면 대부분의 마을에 있는 호스텔에 캠핑장이 있으므로 숙박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도시에도 시립 캠핑장 같은 것이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히치하이킹도 가능하다. 미리 말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히치하이킹은 매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선 히치하이킹이 일반적인 문화고, 히치하이킹만으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히치하이킹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여행에서의 위험한 사고는 어느 누구에게 언제 닥칠지 모르니까 말이다. 물론 난 아직까지 운이 좋아서 소매치기 한 번 안 당했고, 짐을 잃어버린 적도 없고 다른 한국 여행자들은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는 동네도 많이 갔다(이건 내 생각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해서였고, 실제로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항상 조심해야겠지만 만나서 사고얘기만 하다보면 그게 전염되어 괜히 위축되는게 너무 싫다. 이건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아무튼 난 1-2시간 마을 이동 혹은 마을 내에서 근처 산이나 계속, 호수를 보러 가는 길에 히치하이킹을 몇 번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연락하는 가족들 및 친구들이 생겨서 좋았지만, (다시 한번!!) 다른 사람에게 히치하이킹을 추천하지는 않는다(자신이 판단할 문제니까).
http://u2island.posterous.com/38270027
요리가 당연히 더 싸다. 그래도 현지인들이 몰려있는 샌드위치 가게나 전통의 피자가게들, 그 지역에서만 맛 볼수 있는 먹거리들 그 외 아르헨티나 전통 음식들은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노천카페에서 근사하게 저녁식사 한 번 해 보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못 했다ㅠㅠ 그리고 시장식당이 있다면 그래도 조금 더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Jujuy, Salta에는 있었는데 다른 마을이나 도시에서는 찾지 못 했다(물어봐도 없다고 하던데;;).
http://u2island.posterous.com/39058147
숙소는 가이드북이나 구글검색, 위키트레블등을 이용해도 되지만 지금까지 내가 방문한 아르헨티나의 도시와 마을에는 모두 여행 안내소가 있었다. 거기서 지도와 여행가이드 팜플렛 등을 받고 숙소를 물어보면 대부분 친절하게 가격대까지 설명해 준다. 여행 안내소가 터미널 안에 있을 수도 있고 센뜨로 광장 근처에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터미널에서 중심가까지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택시는 비싸서 생각도 못 하고 정 덥거나 힘들면 버스로!). 여행 안내소에서 상당히 자세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안다면 적극 활용하는게 좋다.
동행자가 있으면 더 좋다. 난 혼자 여행했지만 3-4명의 동행자가 있다면 차를 렌트해서 돌아다니는게 오히려 더 나을거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자유롭게 이동도 가능하고 버스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ㅠㅠ
* 여정
Humahuaca <-> Iruya
Tilcara
Purmamarca
Jujuy(도시)
Salta(도시) <-> Cachi (까치는 이동이 좀 복잡하다. 귀찮아서 설명 생략. 가이드북에 잘 나와있고 현지인들에게 물어보자)
Cafayate (여기서 Catamarca주에 속한 Santa Maria로 가서 Catamarca 여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
Amaicha del Valle
Tafi del Valle
Tucuman(도시)
Catamarca 주 (아주 쉽게 여정이 풀리는 곳은 절대 아님. 교통편, 투어 모두.. 하지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나만의 아르헨티나 보석!ㅎㅎ)
대충 훓은 마을과 도시들이고 여기 말고도 갈 곳이 아주 많다(San Juan, San Luis, Mendoza 등등). 가이드북 보다는 현지 여행자들이나 주민들에게 정보를 얻는게 더 좋다.
Tucuman에서 Catamarca주로 바로 갈 수 있지만 난 잠시 큰 도시생활을 하러 Cordoba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그래서 간 Catamarca 주는 내가 원하던 곳 이었다. 관광지 분위기 전혀 안나고 작고 친근한 마을과 사람들 그리고 환상적인 자연 경관. 그만큼 이동하기도 힘들고 여행하기에 열악한 조건이지만 캠핑을 좋아하거나 자전거 여행자 혹은 등산가라면 Catamarca 주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해서 계획의 반도 못 채우고 떠나서 아쉬움이 크지만 내가 오래 전 부터 보고 싶던 풍경을 보며 도로를 달려서 소원을 풀었고 좋은 친구들도 생겨서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http://u2island.posterous.com/tag/catamarca
그리고 난 지금 San Juan에 있고 San Luis를 들렸다 Mendoza (San Rafael) 로 그리고 칠레로 넘어갈 예정이다. 칠레에서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콜롬비아로 돌아가 한 달 정도 있다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갑자기 카니발을 보고 싶어서ㅠㅠ). 물론 비용이 부담되면 그냥 포기하고 세계의 끝까지 계속 내려가야겠지. 아르헨티나, 칠레 두 달안에 끝내고 콜롬비아로 돌아가 여정을 끝내고 싶었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의외로 오래 머물게 된다. 썩 마음에 들지 않음에도.
아무튼 이번 글은 일기도 아니고 자세한 정보가 있는 글도 아니고 그냥 심심해서 써 본 메모^^
Tango는 어디서 배우나.. 아니 내가 땅고를 출 수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