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eeda Blog Posts

소통으로 사진하기..^^

보름정도를 고민하다가 이번주 월요일날 신청을 하고 오늘 첫 만남을 가졌다.
문화센터에서 하는 필름사진강좌...
사진이론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단, 사물과 사람과 소통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오늘은 무척이나 설레였고, 어색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무척 좋았다.
사실 난 사진을 배운다는 생각보단..
필름카메라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고,
역시나 사진만 관련된 것이 아니어서 더욱 더 잘 선택한 것 같다.
영화, 글쓰기, 책...
이런 것들이 앞으로 사진과 함께 4개월동안 내 생활 한 편에 있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좀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마지막 20대는 정말 바쁘게 흘러간다.
사실 이런 취미생활을 할 시간도 없이 바쁜 프로젝트일..
오늘부터 시작된 사진강좌와 꽤 부담되는 과제들..
매주마다 잡히는 모임들..;;
LP, 오디오, 여행, 운동..
그리고......
프로젝트일때문에 다른 건 생각할 수도 없고, 내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회사에
미안할 수 있지만..
왠지 이번엔 다음으로 미루기 싫었다. 왜 난 항상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나도 하고 싶은게 있고,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하거나 일을 대충하는 것도 아니니까..
몇 달 있으면 서른이거든...^^
그 동안 어쩌면 꽤 오랫동안 웃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같은 기분을 단 1년만이라도 계속 간직하며 살고 싶다.

프로젝트 스트레스

SI프로젝트 3개월째...
그동안 패키지 프로젝트만 해오다가, 제대로 된 SI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컴퓨터도 싫어하고, 기술력도 없는 무늬만 프로그래머인 내가 컨설팅 업무부터
분석, 설계, 개발등..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아주 많다.
개발기간이 2달도 안되는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지만, 어쩌랴..
나와 팀원들의 능력을 어쨌든 모아서 목표에 맞추는 방법뿐..
지금 내가 느끼는 작은 한계점들은 결국엔 극복을 해야하는 것들이다.
다만, IT쪽에 대한 흥미상실과 내 평생의 일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서일까..
벽이 더욱 더 두껍게만 느껴진다.
근데, 화가나는건..
이 프로젝트를 하기 전까지 난 매주 스터디도 하고있었고,
매일 신기술 혹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로 인한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영향이 컸나보다.
누구 탓은 아니고 능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예민한 스트레스..
전에 그냥 아는 선배가 내가 ERP회사 다닌다고 하니까, "IT일은 최대한 일찍 접는게 좋아~"
라고 말했던게 생각난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사실 IT, 나같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쪽을 하는 부분도 의외로 매력은 있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재미도 있고, DB설계라든지 프로그램 설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재미..
요즘엔 스트레스로 인해 그런 재미들을 느낄수도 없지만.
향후 1,2년간은 이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꼭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회사생활을 30대, 40대..쉬지않고 한다면 그건 상상할 수도 없다.
현재 계획은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종료와 함께,
내 인생에서 또 한번의 휴가를 가는 것이다.
내년 중반쯤이 될 것 같다..

오디오 수리

오랜만에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다.
금요일 모임에서 너무 무리한 탓도 있지만, 요즘엔 적금을 안해서 그런지
돈을 너무 많이 써서..마음을 재정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저번주에 맡겼던 앰프와 데크를 찾으러 세운상가에 갔다오고
계속 방에서 뒹굴고 있다.
책읽다가, 사진강좌 숙제하다가, 음악듣다가, 영화보다가, 전화도 하고..
^^.. 쉴 때는 확실히 쉬자..
얼마전 어머니를 위해 구입한 PIONEER DECK.. 몇 분 지나면 힘이 딸리고 덜덜거려서
5만원에 구입하고 수리를 했는데..쩝... 좀 불안하다.
어제 스피커 잡아먹을뻔 했다.
밤에 불끄고 턴테이블과 데크, 앰프에서 나오는 불빛들은 음악을 더 아름답게 해주고
마음을 편안한게 해준다.
가끔 80년대말 ~ 90년대 중반까지 라디오에서 녹음했던 TAPE를 듣곤한다.
SUNSUI 3000A.. 요놈도 수리를 했는데 아무래도 장식용으로 써야 될 것 같다.
나랑 궁합이 안맞는지..ㅠㅠ
어차피 지금 쓰기엔 부족한 스펙에, 릴레이 문제도 있다고 하니..
위에 살짝 보이는 LUXMAN앰프로 새 앰프를 장만하기 전까지 즐겨야 한다.
의외로 LUXMAN의 깔끔한 소리가 이제는 너무 좋아졌다.
다시 LP를 모으고 있다.
요즘 음악들도 많이 찾고 들어야 하는데..
나의 문화생활은 자꾸 예전으로 돌아간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때문일까..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일까..

엉아: 고생해서 손본 물건들이 속을 썪여서 어쩌누... 내맘도 편치 못하구나. 기범씨가 몸이 좋아지면 냉큼가서 고쳐달라고 하자. 그때까지는 럭스만으로 만족해. 근데..사진은 정말 좋군...그걸로 꼬셔서 비싸게 팔아묵어볼까?

친숙함과 사랑

어쩌면 나는 '몽상가'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도피해서 상상속의 내 세계에서만 행복할 수 있었으니까..
사람과의 '관계'에서 '설레임'은 시간을 초월하기도 한다.
사랑의 시작은 늘 설레이고, 그 지속성은 세상 모든 것이 즐거울 만큼 행복하니까..
어느 한 순간의 설레임을 가지고 내가 펼친 몽상속에서 누군가의 관계가 시작된다.
그게 현실로 다가오고 그 현실이 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무척 놀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현실로 느끼는 순간, 설레임은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너무나도 친숙한 관계가 되어버리면, 거기서는 다른 것을 고민하게 된다.
왜 사랑받는가?..라는 것에 대하여..

삶의 여유가 가져다 주는 것들

삶의 여유를 느껴보려고 시도한 사진강좌..
사진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이 아니기에, 내가 누군가와 어떤 것들과
'소통'을 느끼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생활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난 아무리 노력해도 도대체 여유라는 것이 없다.
하루에 1-2시간도 내 시간을 가질 수 없는데, 이 강좌를 통해 내가 제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여유를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사진에 대한 인식과 지식, 시야가 너무 놀라웠다.
어쩌면, 내가 잊어버린 것들일까?..
난 원래 사진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초등학교때부터 가져온
감성들과 감각들이 대부분 사라져버린 것 같다.
이렇게 되기는 정말 싫었는데......
사진의 문제가 아니다.
삶에 대한 시각과 여유, 그리고 생각의 문제다.
아니면 내가 너무 오랫동안 내 안에 갇혀 암울하게 살아온 것 같다.
다른 곳을 돌아볼 여유나 시야가 없이 살아온 나에겐,
모두가 부러울 따름이다.
안돼..
오랜만에 내가 우울모드에서 빠져나왔는데, 다시 돌아갈 순 없다.
배고프다.. 참아야 하나..
책이나 읽다가 자야겠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과 임종진 선생님이 추천해준
로버트 풀러의 '신분의 종말'을 동시에 읽고 있다.
의외로.. 나름대로.. 연관있는 책들이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건 단 10분의 쉬는 시간과 여유도 없고, 모두들 지쳐 쓰러져가는
회사를 내일 가야 한다는 것..
적어도 이 일은 내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지고 있다.
6개월만 참는다.
그리고 떠날거니까..

clementine: 떠난다는 말이 부럽습니다.. 엔키노 블로그에서 보고 놀러와봤어요. 전 아직 정처없이 떠도는 중.. 벌써 정착하셨네요~ ^^

샤이닝: 반가워요.. ^^.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 안부게시판인가? 거기다가 글 썼었는데..;; 추석연휴는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전 그냥 노느라 정신없네요. 떠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할텐데, 이렇게 놀다간..ㅠㅠ.. 자주 연락하고 지내요~ ^^

clementine: 아... 영 안들어가봤었어요.. ^^: 저도 어딘가 좋은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하는데~ 자주 놀러올께요. 추석 잘 보내세요~ 저는 사실... 추석이랍시고 오랫만에 쉬어서.. 마구마구 노는중... --;;;

마음이 불안할 때는 LP를...

LP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
어제 카메라 렌즈가 깨진 후 급격히 다운된 기분때문에..
오늘은 제대로 일도 못했다. 그래서 음악만 듣다가 일찍 잘 생각이다..
이글스의 Hell Freezes Over LP를 샀다.
가격을 알면 왠만한 사람은 이해를 못할지도...^^
CD, DVD를 통해서도 이 앨범의 고귀함과 존경심을 가지는건 당연하지만,
이글스의 팬이라면 이 한정판 LP를 소장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이 앨범을 아날로그로 느껴보니..
너무 좋다... 내가 죽기 전에 이글스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수입LP를 다시 모으고 있다.
요즘엔 CD를 잘 못듣겠다. Only LP...
근데 요요마의 첼로 소리가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내가 첼로 소리를 잘 모르기 때문이고, 밤이기 때문에 볼륨이 작기 때문이고...
기기 탓은 하지 않는다...

True Romance

남자는 항상 여자의 첫사랑이 되기를 원한다.
반면 여자는 좀 더 미묘한 본능이 있어
그들이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길 원한다.
- True Romance 中

Another Dark City

arry...</div> <div> 보고싶은 마음을 참지 못한다면 새벽1시에도 만날 수 있다.
니트를 입었는데도 추운 새벽에 텅빈 대형마트에서 도시락 반찬을 사며
돌아다니는 기분이 그렇게 행복할 줄이야..
김이 모락모락나는 만두를 사서 공원에서 먹는 것도 마찬가지..
금요일이지만, 화려한 홍대나 강남이 아닌 곳에서,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새벽에 즐기는 어두운 서울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가 찾아다니지 않고 매일 똑같은 곳에서 똑같이 즐긴다면,
그토록 떠나고 싶은 회사생활과 무엇이 다른단 말인가?
마음이 바뀌면 보는 눈이 넓어지고 깊어져서, 서울같은 도시에서도
따뜻하고 조용한 시골마을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우울하고 거북했던 서울은 나에게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

strangelove: 마지막 20대의 나날을 스무살때 가졌던 감성과 열정으로 지내는 지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strangelove: 내 성격이 좀 까칠해서 그런가보다..;; 요즘은 뭐하고 지내니.. 이제 좀 안정을 찾든가 아니면 더 먼 모험을 해보던가 해야지..~~

사하라: 더 먼 모험쪽으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프로젝트에 질리는 방법

IT 업계에서 일한다는건 역시나 나에겐 하나의 중간과정일 뿐이었나.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사람관계와 헤게모니 싸움..
반복되는 야근과, 조그만 회사이기에 더욱 더 가중되는 업무스트레스..
그 중에 IT회사와 고객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너무 싫다.
모든 사회생활이 마찬가지겠지만, 난 아직도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가보다.
내가 희망하는 자유의지에 의한 꿈들을 실현하기엔 이 바닥은 도움될 것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난 배터리족은 아니다. 아니, 될 수도 없다.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지도 못했고, 그만큼의 여유돈도 없으니까..
내가 가진 위치와 신분, 능력을 봤을 때,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기회이고
행복일 수 있지만..
난 또 다시 배반을 할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
모든 열정을 쏟아서 내 한계에 이르기까지 자유와 행복을 느낀다면,
당장 내일 사라져도 후회하지 않는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날때 쯤이면 난..
새롭게 시작되는 30대 삶의 구상을 완료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다가왔을 때..

..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곧바로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락하는 사람이나
절대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수줍어하며 그 양 극단 사이로 우리를 이끄는 사람이므로.
...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드 보통

1년에 한 번 걸리는 감기

이제 좀 나아졌다.
오늘 아침에 말도 안나오고, 콧물, 두통..
결국 점심때 출근하고 2시쯤 퇴근했다.
일요일날 자면서 왠지 감기에 걸릴것 같았는데..
마치 잠시 쉬면서 생각할 여유를 가지라는 것인지,
어쨌든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져서.. 이렇게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있다.
최근 한달 간 일하기 싫어서 제대로 된 결과물도 없었는데..
오늘의 휴식으로 내일부터는 다시 힘을 내야 할 듯 하다.
오늘따라 그녀가 유난히 보고싶다.
매일 보는 그녀지만..
오늘도 왠지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어쨌든..
하루 하루를 새로운 공간속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함께 지내고 싶다.
이제 20대도 얼마남지 않았다......

사람과 소통하기

저번주에는 '사물'과 소통하는 연습을 했고,
이번주에는 '사람'과 소통하는 실습을 했다.
'소통으로 사진하기'라는 강좌 제목처럼..
오늘 나는 대학로 뒷 편 동숭동, 이화동을 4시간동안 돌아다녔다.
'사람에게 다가서기'..한 발 더..
처음엔 별 생각없이 마을에 계신 분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혹은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도록 하여 대화를 나눴다.
산책을 나오신 우리아버지 연배의 아저씨.. 대학교수이셨고, 몸이 안좋아서 지팡이를 들고
물리치료대신 낙산공원까지 걷는 운동을 하신다. 우린 매우 차분하게 1시간이 넘게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나눴다.
애들 둘을 데리고 집을 나서는 젊은 어머니를 붙잡고, 감기가 심해서 물 한잔을 부탁했다.
삶이 무척 짜증나고 지겨워보이는 표정이 사라지지 않았던 그 어머니의 투박스런 말투.
애들은 나를 보자마자 '아빠'라고 불렀다. 얘기가 끝나고 헤어질때 까지 그 어머니의 웃음은
볼 수가 없었다.
이화동 어느 슈퍼의 주인할머니와 같이 얘기를 나누던 두 명의 할머니들..
나를 좀 신기하게 쳐다보시던 분들이다. 동네에서 오랫동안 사시던 분들의 마을에 대한
옛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진은 찍지 못했다.
모두 나의 사진촬열 요청을 거절했다.
난 그 후, 또 다시 의욕을 상실했다.
그래..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 사진 찍히는 것에 익숙치가 않아서지..
아닌가?.. 나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내가 편안한거나 넉살좋은 놈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긴 시간동안 얘기를 서로 나눴음에도,
난 그들의 얼굴을 렌즈안에 그려 넣을 수 없었다.
그 소박하면서 묘한 느낌, 때로는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는 마을의 풍경,
혹은 사람이 스쳐지나간 풍경에 대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지만..
나의 단점 중에 하나인.. 지나간 것들에 대한 고민과 잡생각들..
결국 난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방법 자체를 고민까지 하게됐다.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는가?..
그러기는 정말 싫었다. 3번의 실패 이후, 사람들에게 다가서려 하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난 아무에게도
다가서지 못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고, 혹은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그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스무살때의 열정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사회의 또 다른 부분 혹은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건 분명하지만, 내가 들고 있는
카메라가 주는 긴장감과 목적은 아직은 내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사람에게 다가서기 어렵게 만들어 준다.
6시가 되고 내가 찍은 사진은 Free Hugs를 하고 있던 24살 이쁘장한 대학생 남자의
사진들이 전부였다. 물론 그와 10여분 정도 대화를 나눈 후 찍은 사진이다.
난 처음으로 Free Hugs를 해 봤다.^^
...
결과물은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많은걸 느끼고 배웠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깨지기도 했고,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카메라를 사람에게 다가서게 해야
하는지도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수확이 아닐까? 또 '이음아트'라는 좋은 공간도 알게됐고..
(물론.. 약간의 상실감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이제 나만의 색깔도 찾아야 하고, 내가 필름에 담고싶은 대상도 찾아야 한다.
나에게 솔직하면 대상도 솔직할 것이다. 그러면..
느낌이 다른, 진실된 사진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 이 강좌는 정말 맘에 든다. 임종진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나에겐 큰 행운이다.

이건희: 저기...혹시 대학로에서 free hugs 하던 대학생 사진 찍으신분인가요?? 제가 그 24살 대학생인데;;; 제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사진 많이 찍으셧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많은 이야기 못했는데~ㅎㅎ 혹시 그때 사진 찍으신거 주실수 있나요??ㅎㅎ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연락 주시겠어요?? 메일 주소 남겨 드릴께요~ 좋은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imkunhag@nate.com

strangelove: 헉..어떻게 이 글을 보신거죠?..;; ^^. 그런데 그게 그때도 말씀드렸듯이 디카가 아니라 필름카메라거든요. 필름스캔을 하든지 아니면, 어떻게든 보내드릴게요.. (필름 다 써야하니까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이건희: 필름사진도 좋고 파일도 좋구요^^ 우연히 검색하다가 발견해서요^^ 뭐든 보내만 주신다면 저야 너무 감사하죠^^ 그럼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시길...ㅎㅎ

11월에 해야 할 것들..

1. 써니식 유부초밥 만들기
2. 녹차 프라푸치노 만들기
3. 홍대 '캘커타' 헌책방&카페 가보기
4. 동네 포장마차 가보기
5. 나만의 색깔을 찾아서 사진찍기
6. 12월에 있을 큰 행사들 준비하기
그리고.. 아버지 생일..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내가 쏜다~
1번에서 5번까지는 항상 내 곁에 있는 Cute Sunny와..
이번 달은 항상 밤샘 일이겠지만.. 모두 할 수 있을거야~~
항상 그랬듯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것인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가..

이번주는 정말..
매일 지각..10분, 20분, 30분, 반나절..
하루는 결근..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과장에게 반항..
그나마.. 리더쉽은 나보다 없고, 아무때나 직설적인 발언만 하는
팀장이 가진 의외의 너그러움때문에 아직까지 내가 출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역시나 오늘도 클라이언트의 어이없는 말바꿈과 그로 인한 하기싫은 헤게모니 싸움..
꼭 그래야만 하나.. 사회생활이 다 그렇다고 꼭 그래야만 하나?..
그래.. 바뀔수도 있고, 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나올 수도 있는 거야..
그냥 서로 이해하고 기분좋게 해결하면.. 내가 프로그램 안짜줄거라 생각하나?..
왜..꼭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의견이 항상 옳았고, 지금와서 딴 소리하는건 항상
나한테 뒤집어 씌우는 건데..
뭐가 그렇게 잘나서.. 회사생활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인생 참 고달프게 사는 인간들이다.
그래..그렇게 살아라.
머리를 반삭발했다. 그리고 스크래치도 두 개 넣었다.
다음엔 더 멋있는 스크래치를 넣어야지..
보는 사람들이 다들 깜짝 놀란다.ㅎㅎ..재밌다.
홍대클럽에서 사진을 찍었다.
흑백사진으로..
끝나고 가진 ... 등등의 사람들..
그 바닥은 변하게 없는 것 같다.
내가 느꼈던 '건강함'과 '순수함', '열정'을 그들에게서 찾기란 쉬운게 아니다.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지쳤다. 어차피 정해진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삶이다.
돈도 안되고.. 음악도 안되고.. 그렇다고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고..
또 다시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이 생겨날까?..
난 이미 멀어져서 생활한지 오래됐다.
솔직히 이미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음악은 하고싶지 않았다.
어쨌건 난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한다.
난..
내가 생각하는 꿈을 위해 뛰고 있으니까..
그래..그게 도피한거야.. 사실 난 도망친거야..
그렇지만 그게 내 능력의 한계였다.
난 결국..
나를 위해..나의 동반자를 위해..
거기에 모든 의미를 두고.. 아무런 사심없이 모든 세상을 경험하고 싶을 뿐이다.
이제는..
그들이.. 어쨌든 나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었던 그들이..
부담스럽다.
스스로를 강제하여 그 속에 갇혀버린 그들이 부담스럽다.
그리고 그들은 결코 순수하지도 않고, 솔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담스러워서.. 관심도 없어진다.
어쩌면 그들처럼 답답하고 막힌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이강훈: 병수!! 이번주 수업 왜 안나왔어? 정말 이러기야~~~~~ 술 한잔 하기로 해놓고선... 금요일날 전화 해볼까 하고 생각했는데...쩝...핸드폰 잃어버렸다.. 사진은 잘찍고 있나? 이번주 빡세게 찍어야 리뷰한다...열심히해라... 이번주...시간 어떤가?

strangelove: 헉..;; 내 블로그는 어떻게 알았죠?..자기소개 게시판에 썼었나?..^^ 회사일때문에 미치겠어요.. 정말 엄청난 부담감과 압박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는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나 여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형이랑도, 그리고 다른 누님들과도 술한잔 하면서 얘기해봐야하는데.. ^^.. 아직 시간 많잖아요..강좌끝나고 안 볼 사람들도 아니고.. 일도, 사진도 만족하지 못해..기분이 심난하네요..ㅠㅠ. 이번주는 가보도록 노력해볼게요!

가을의 끝..

요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새벽 4시 이후... 매일 이러다보니 이제 피곤하지도 않다.
어제는 가을의 끝이라고 알리는 듯 비가 내렸고..
저번주에는 가을 바람에 낙엽과 은행잎이 참 많이도 날렸다.
이번 가을풍경은 예전만 못하다고 다들 그랬지만..
나에겐 어느 가을보다 아름다운 가을이었다.
그리고 '소통으로 사진하기'강좌 때문일까.. 잃어버렸던 감성들이 밖으로 조금씩 나온 것인지,
가을의 끝이 이렇게 슬플수가 없다.
인천으로 혼자 외근을 가서 서울로 오는 길에 차이나타운, 송현동..등을 들렀지만
사진은 못찍었다. 수 년전의 그 모습이 안보이기도 했고..
사실은.. 조금 화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다.
이번주 토요일까지 전시회에 낼 15장의 사진을 선정해야하는데..난..
제대로 찍은게 없다. 또 다시 난 부담감과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일까..
여러가지로..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해서 나온 결과이다.
오늘은 그냥 여기서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그러기엔 이 강좌의 소중함이 너무 절실하기에.. 차마..그러기는 정말 싫다.
그런데도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일단..내일은 삼각대까지 들고 출근할 생각이다.
어차피 여건이 안좋았다. 남은건 3~4일..
내 발길이 닿는 서울의 밤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소통'은..강좌가 끝난 후...

김대중 대통령

그대를 보내드리면서 나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그대가 보여준 그 용기와 지혜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대의 삶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대는 항상 국민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대의 삶은 곧 민주주의의 역사였고,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그대의 업적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으며, 그대의 정신은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 숨쉴 것입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그대가 흘린 피와 땀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대가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그대의 뜻을 받들어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그 세상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대가 없는 세상은 너무나 허전하지만,
그대의 가르침과 정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살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대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대의 삶을 통해 저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배웠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대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이제 그대는 고난의 세월을 벗어나 영면에 드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대의 정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서,
이 나라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그대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할 것입니다.
그대의 영면을 빌며, 그대가 없는 이 세상에서
그대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임을 다짐합니다.
영원한 민주주의의 전사, 김대중 대통령이시여.
부디 평화로운 안식처에서 편히 쉬소서.
- <<김대중,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 중에...
그래야 우리가 인생을 살았던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나는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주십시오.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십시오.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 중에...
꼭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십시오...

더블A 에서 다시 루키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너무 좋아했던 회사지만 미련없이 떠나게 되어 속은 시원합니다.
어차피 이직을 할게 아니라서 당분간 그 동안 못해 본 여가 생활을
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동안 시간 나면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쌓아 놓은 책들을 하나씩 읽는 것 밖에 없군요.
집에 있으면 자꾸 게임하고, 미드보고 집중이 잘 안되서
며칠 조용한 시골 동네에 가서 10권 정도 읽고 올까 생각 중입니다.
나이 서른 둘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다는 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일을 하면서 더블A까지는 왔다고 생각했고
원래 프로그래머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꿈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루키 리그 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죠.
왜냐면 더 이상 지금까지 했던 형식의 웹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거니까요.
백수 생활은 지나고 보면 언제나 가장 재밌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시절인데, 거의 대부분은 취업 걱정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곤 하죠.
저 또한 몇 년 전까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왜 삶의 목표 혹은 젊은 시절에 해야하는 생활패턴이 꼭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해서 많은 돈을 벌고 그 일에 만족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모험을 하고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찾고
새로운 패턴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 같이 항상 애매하게 걸쳐있는 사람은 그 모험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불안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당장의 회사나 연봉때문에 불안해서
똑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다를게 없는 서른 중후반의
자신을 보게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설레이는 기분이고,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있습니다.
더 스릴있고 재밌을 저의 마이너리그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알랭 드 보통의 얘기를 듣고 힘을 더 내야겠습니다~

vlian: 여유가 부럽네요.^^ 저도 지난해 약 3개월간의 백수생활을 겪은적이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백수생활이 자유로와서 좋았는데, 갈수록, 매월 내야하는 월세와 생활비,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한 적이 더 많았었거든요. 뭐랄까 루키에서 더블A로 올라가야하는데, 계속 루키에 머물러야 한다는 불안감일까요. 나이 30에, 디자이너이고 해서 더 늦기 전에 메이저에 도달해야한다는 조급함도 깔려있었죠. 그래서 님이 말씀하신 "오랜만에 설레이는 기분이고,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라는 문장이 저에게는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덕분에 힘 얻고 갑니다!! 왜 그런말 있잖아요.."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삶이라면, 그건 마이너인생이 아닐테죠..^^ 힘내세요~ (오늘 처음 방문했는데 제가 별 얘길 다하네요ㅎㅎ)

u2island@gmail.com: 감사합니다:) 이 글 쓴지 두 달이 되었네요. 요즘엔 차라리 끝이 보이는 터널이 더 편하겠다는... 이번 달 안에 정리 마치려구요^^

천국에서의 5분간

지금도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극도로 의기소침하고 쇠약했던 10월 말.
오랜 만에 혼자 봤던 영화다.
북아일랜드 종교분쟁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배경 지식이 있어야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역사적 사실과 진실, 용서와 화해, 가해자와 피해자,
천국과 지옥이 마주하고 있는 5분.
이 모든 것 보다 영화를 압도하는 것은 리암 니슨의 눈빛 그 자체다.
지나간 모든 일들에 대해서 완전히 해소가 된 상태로 살 수는 없다.
우리 모두 그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포기만 하고 살지도 않는다.
특히, 잠들기 전 가슴속이 끓어오르면서 잠을 잘 수가 없는
상처를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트라우마는 해소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영화처럼 천국에서의 5분간의 기회는 없다......
관심이 있어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길지 않은 상영 시간이 끝나갈 때,
마지막 장면에서 긴 여운을 남기는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 2009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

소외된 시간

회사를 다닐 때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너무나 다르다.
그렇게 아깝게 느껴졌던 회사생활의 시간들 속에서,
지금은 한달 같은 하루 혹은 1시간 같은 일주일을 보내는 불규칙적인 시간들 속에 있다.
아직 확정된 것도, 내 곁에 있는 사람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가족도 흩어진지 오래다.
지금은 남은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2년 6개월 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난 나이 서른에 첫 배낭여행을 갔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은 항상 지나고 나면 아쉽고 후회스러운 것들이 생기지만,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렇게 돈을 유난히 아끼려고 했는지, 한 달 이상 가지 못한 용기,
계획없는 여행 동선 등등..
아래 구글 맵에 주요 지점만 찍어보니, 진짜 별거 안했나 싶다.
물론 지도를 확대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 여행의 시간들과 일상들이
마치 지금 내 옆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사실 우리 대부분 그렇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상처받고 좌절하고 포기한다.
그 시간의 끝에서 어떤 길로 떠날지는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퐁씨: 혹시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 읽어봤어? 이 글을 보니까 왠지 요즘의 네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내 작업실 입구에는 아직도 빠이랑 방콕, 치앙마이 등등에서 찍은 사진들이 붙어 있지롱. 나도 다음번엔 꼭 긴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멀리멀리...

u2island@gmail.com: 예전 같았으면 사달라고 졸랐겠지만^^ 다른 책들이랑 함께 질러버렸지~ 유명한 책이던데 내가 워낙 책이랑 거리가 먼 사람이라..

내가 주인이 되어 독립한다는 것

30년이 넘게 살면서 거의 대부분의 시절을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 왔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정들은 결국 누군가 혹은 어떤 조직에 기댄 것들이었다.
고등학교를 예술고등학교에서 일반고등학교로 바꾼 것도,
대학을 그만 둔 것도,
업종을 바꿔서 IT세계로 입문 한 것도,
결혼을 하려다가도 포기한 것도...
생각해 보면 그 결정들은 내가 한 것이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다가올 미래엔
누군가 있거나 혹은 내가 기댈 조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 혼자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한다.
20대 시절에 했던 자취방에서 산다거나, 사회에 내 목소리를 낸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불평만 하고 게으른 습성 때문에 이제서야 긴장이 되고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이제 난,
프로그래밍 기술만 공부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세상과 시장에 대한 인식도 지금까지 했던 단편적인 정보 습득만 가지고서는 안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나의 직관력과 감성, 감각들을 찾고 표출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철학없고 고민없다고 그렇게 비판했던 웹기획도 이제 내가 처음부터 만들줄 알아여 하며,
이 것들과 연계되는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릴 줄 알아야 한다.
We can aspire to anything. That doesn’t mean we can do it.
I would rather spend my life close to the birds than spend my life
wishing I had wings.
지금까지 난 새 옆에서만 살려고 했는데,
내가 날개를 가지는 날은 올 것인가...

일기장으로 블로그를 사용하기엔 이제 너무 무겁다.
이글루스를 탈퇴하면서 나에게 블로그는 사치였다.
그래도 이글루스는 회원들끼리 감성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제로보드 홈페이지를 하다가 어설프게 시작한 nKino 블로그 시절이
가장 좋았다. 마치 뮤지션의 데뷔앨범처럼...
학창시절 영화잡지 "키노"를 너무 좋아했기에 nKino에서 블로그를 만들었지만,
얼마 안가 서비스 자체가 사라졌다. 문 닫기 전에 블로그를 통채로 백업을 해서
html파일들이 남아있는데, 그 때 쓴 영화 및 취미에 관한 글들은 지금 읽어도 기분이 좋다.
앞으로는 지금처럼 혼자만의 공간에서 지낼 생각이다.
그런데 무거움과 느림은 점점 사라지고 가벼움과 실시간만 커져 가는
지금 사회 모습들이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 동안 사용하지도 않은 이 공간 때문에 오히려 나를 감싸고 있어야 할
자신감과 창의력들이 방해 받은 것 같다.
안녕.